끝까지 쫓아간 사람과
끝까지 달아난 사람
우즈마키 나루토 · 우치하 사스케 · 기시모토 마사시 「나루토」 ·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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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부터 읽어도 괜찮습니다
이번 글의 질문가족도 아닌 한 사람을 왜 그렇게까지 놓지 못했을까?
자료와 편집 정보
- 다루는 작품
- 나루토
- 중심 인물
- 나루토 ↔ 사스케
- 글의 범위
- 작품 장면의 요약과 편집자의 해석입니다. 실제 사람의 진단이나 예측이 아닙니다.
- 작성·편집
- 사람 도감
- 화면 구성 점검
- 2026-10-02
- 정정 요청
- 정식 공개 전 접수 통로를 연결할 예정입니다.
두 아이는 모두 혼자였다. 한 아이는 처음부터 혼자였고, 한 아이는 하룻밤 사이에 혼자가 되었다.
처음부터 가진 것이 없던 아이는 누구에게나 먼저 말을 걸었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은 아이는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한 아이가 떠나자, 다른 한 아이는 몇 해에 걸쳐 그를 쫓아갔다. 두 사람은 같은 계곡에서 두 번 싸웠고, 두 번째 싸움이 끝났을 때 둘 다 팔 하나씩을 잃은 채 나란히 누워 있었다.
닌자들이 사는 나뭇잎 마을. 어느 밤 아홉 꼬리 여우, 구미가 마을을 덮친다. 마을의 우두머리인 호카게는 막 태어난 제 아들의 몸에 여우를 봉인하고, 아내와 함께 숨을 거둔다. 그 아기가 나루토다.
여우에게 가족을 잃은 마을 사람들은 여우를 품은 아이를 피한다. 나루토는 그 까닭도 모른 채 외롭게 자란다. 장난을 치고 소동을 벌여야 겨우 사람들이 그를 쳐다본다. 그의 꿈은 호카게가 되어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이다.
사스케는 마을에서 가장 이름난 일족, 우치하 가문의 막내다. 아직 어린아이였을 때, 존경하던 형 이타치가 하룻밤 사이에 일족을 모두 베고 사스케 하나만 살려 둔다. 형은 동생에게, 나를 미워하며 강해지라고 말한다.
두 아이는 카카시 선생 아래 같은 반이 된다. 나루토는 사스케를 이기고 싶어 안달하고, 사스케는 나루토를 귀찮아한다. 그러면서 둘은 서로의 목숨을 몇 번이나 구한다.
형에게 복수할 힘을 얻으려고 사스케는 마을을 떠난다. 나루토는 종말의 계곡까지 그를 쫓아가 싸우고, 진다. 사스케는 쓰러진 나루토의 목숨을 거두지 않고 떠난다. 나루토는 친구를 반드시 데려오겠다고 약속한다.
몇 해 뒤 사스케는 끝내 형을 쓰러뜨린다. 그리고 그 뒤에 진실을 듣는다. 일족이 마을을 뒤엎으려 하고 있었고, 마을 윗사람들의 명령으로 형이 일족을 베었으며, 형은 동생만은 끝까지 지키려 했다는 것. 사스케는 이제 마을 전체에 복수하려 한다.
큰 전쟁이 끝난 뒤, 두 사람은 다시 종말의 계곡에서 마주 선다. 마지막 싸움 끝에 둘은 팔 하나씩을 잃고 나란히 쓰러진다. 사스케는 자기가 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속죄의 여행을 떠난다. 나루토는 훗날 호카게가 된다.
사스케는 나루토를 죽일 수 있을 때 죽이지 않았다. 나루토는 사스케를 포기해도 될 때 포기하지 않았다. 온 마을이 사스케를 버려야 한다고 말할 때에도.
그리고 마지막 싸움에서 사스케는 물었다. 도대체 왜 나를 이렇게까지 쫓아오느냐고. 나루토의 대답은 아주 짧았다. 친구니까.
가족도 아닌 한 사람을
왜 그렇게까지 놓지 못했을까.
왜 일곱 갈래로 읽을까
두 사람을 일곱 개의 돋보기로 들여다본다. 이번에는 같은 반에서 자란, 먼저 말 거는 아이와 말이 없는 아이다. 한 가지 성격이나 사건으로 사람을 단정하지 않기 위해 선택·감정·상황·책임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비춰 본다. 어느 한 칸이 정답이거나 더 깊은 단계는 아니다.
먼저 말을 거는 아이, 끝까지 대답하지 않는 아이
누구에게나 먼저 말을 건다. 셈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
목표 하나를 정하면 그것만 본다. 곁의 사람은 짐이라고 여긴다.
이 도감의 ENFP들은 모두 사람 쪽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었다. 앤 셜리는 초록 지붕 집의 무뚝뚝한 남매에게, 성기훈은 게임장의 낯선 이들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나루토는 그 칸의 가장 시끄러운 아이다. 적에게도 말을 건다. 싸우다 말고 말로 상대를 돌려세운 적도 여러 번이다.
사스케는 이 도감에서 가장 붐비는 칸, INTJ에 선다. 복수를 목표로 삼고 모든 것을 그 한 점에 맞춘 사람. 문동은과 당테스가 그랬듯이.
한 아이는 말을 걸었고,
한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데 대답하지 않는 것과 듣지 않는 것은 다르다. 사스케는 나루토의 말을 한 번도 흘려듣지 않았다. 그래서 그토록 귀찮아했고, 그래서 끝내 죽이지 못했다.
처음부터 없었던 아이, 한꺼번에 잃은 아이
사스케는 나루토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너는 처음부터 가족이 없었으니, 가족을 잃는 고통을 모른다고. 틀린 말은 아니다. 두 아이의 외로움은 모양이 달랐다.
나루토의 외로움은 처음부터 있던 것이었다. 가져 본 적이 없으니 잃을 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무엇이든 새로 얻으려 했다. 사람들의 눈길, 한마디 칭찬, 함께 라면을 먹어 줄 누군가.
사스케의 외로움은 하룻밤에 들이닥친 것이었다. 가졌던 모든 것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그래서 그는 다시는 무엇도 갖지 않으려 했다. 가지면 또 잃을 테니까.
없었던 아이는 무엇이든 얻으려 했고,
잃은 아이는 다시는 갖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사스케는 이미 무언가를 갖고 있었다. 같은 반의 시끄러운 아이. 처음 종말의 계곡에서, 형처럼 더 큰 힘을 얻으려면 가장 가까운 친구를 죽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나루토를 살려 두었다. 형이 가르쳐 준 방식으로는 강해지지 않겠다고 하면서.
그는 모든 것을 끊었다고 믿었지만, 끝내 끊지 못한 끈이 하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루토는 그 끈 한 가닥을 몇 해 동안 놓지 않았다.
해와 보석이 만나면 물이 된다
가리지 않고 모두를 비춘다. 사람들이 그 곁으로 모여든다.
이미 다듬어진 차고 날카로운 쇠. 아픔이 먼저 새겨진 글자.
옛 책 《적천수》는 병화를 두고 맹렬하다고 했다. 서리도 눈도 깔보고, 무쇠도 녹인다. 그런데 그 여덟 구절 한가운데에 이상한 대목이 하나 있다.
이 도감은 이 구절을, 강한 사람이 무너지는 자리는 압박이 아니라 끌림이라는 뜻으로 읽는다. 나루토가 꼭 그랬다. 어떤 적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던 아이가, 사스케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졌다. 이기지도 못하고, 놓지도 못했다.
무쇠도 녹이는 해가
작은 칼 하나 앞에서 겁을 냈다.
명리에서 병화와 신금은 서로 끌려 합을 이루는 짝이다. 병신합이라고 한다. 이 합은 태양과 보석의 만남이다. 보석은 빛을 받아야 빛나니 태양에게 끌리지만, 같은 불이 너무 가까이 오면 보석이 달구어진다. 빛나고 싶은 만큼 녹을까 두렵다는 것이다. 사스케가 나루토를 그토록 밀어낸 까닭도 거기 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 합은 끝에 가서 다른 것이 된다. 해와 보석이 합하면 물이 된다. 좋은 병신합은 서로를 가지려 하는 대신 함께 무언가를 흘려보낸다. 두 아이가 끝내 함께 흘려보낸 것은 한 세대의 증오였다.
여우를 달랜 아이, 등불을 든 아이
바보. 장난으로 눈길을 끌던 외톨이.
힘. 제 안의 여우를 억누르지 않고 달래 한편으로 삼는다.
태양. 사람들이 모여드는 빛. 호카게.
탑. 일족이 무너진 밤.
달. 형이 숨긴 진실.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모르는 밤길.
은둔자. 등불 하나 들고 떠나는 속죄의 여행.
힘 카드의 그림 속 여인은 사자를 때려눕히지 않고 쓰다듬어 달랜다. 나루토의 이야기가 그 그림 그대로다. 처음에 그는 제 안의 여우를 두려워했고, 여우는 그를 미워했다. 마지막에 둘은 한편이 되었다. 가두고 누르는 대신, 말을 걸어서.
사스케의 달은 가장 괴로운 카드다. 달빛 아래서는 길이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다. 그는 형을 미워하며 자랐는데, 형을 쓰러뜨린 뒤에야 그 미움이 형이 일부러 심어 준 것이었음을 알았다. 평생 걸어온 길이 달빛 아래의 착각이었다.
한 아이는 제 안의 짐승을 달랬고,
한 아이는 제 안의 거짓을 뒤늦게 보았다.
그리고 사스케의 마지막 장은 은둔자다. 은둔자는 무리를 떠나 홀로 등불을 들고 걷는 사람이다. 다만 이번의 은둔자는 도망치는 사람이 아니다. 저지른 일을 짊어지고, 마을 바깥에서 마을을 지키러 떠나는 사람이다.
모이는 괘와 흩어지는 괘
나루토에게는 예순네 괘 가운데 마흔다섯 번째, 택지췌(萃)를 댄다. 모임의 괘다. 못(☱)이 땅(☷) 위에 있어 물이 한곳으로 모여드는 모양이다. 해처럼 사람을 모으는 아이에게 맞는 괘다.
이 효가 이 편의 한가운데를 짚는다. 믿지 않는 사람은 설득할 대상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나루토가 사스케에게 한 일이 꼭 그것이었다. 이기려 하지 않았다. 설득하려 하지도 않았다. 다만 오래, 한결같이, 놓지 않았다.
믿지 않는 사람은
설득이 아니라 시간으로 돌아온다.
사스케에게는 쉰아홉 번째, 풍수환(渙)을 댄다. 흩어짐의 괘다. 바람(☴)이 물(☵) 위를 불어 뭉친 것을 흩어 놓는 모양. 일족이 흩어지고, 마을을 떠나 흩어진 사람에게 맞는 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이 있다. 모임의 괘와 흩어짐의 괘에 똑같은 구절이 들어 있다.
환괘의 이 구절은, 몸은 흩어지더라도 마음의 구심은 세워 둔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스케는 마을을 떠났지만, 끝까지 마음 한가운데에 무언가를 세워 두고 있었다. 그리고 나루토가 모은 사람들 한가운데에도 늘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풀어 말하면, 상처와 두려움을 몸 밖으로 흘려보내며 거리를 두는 것으로 흩어짐이 완성된다. 일족의 피를 짊어진 채 떠난 사스케의 마지막 여행이 그러했다.
열두 살 닌자와 윗사람의 비밀 명령
이 이야기의 아이들은 열두 살 무렵이면 학교를 마치고 임무에 나간다. 적과 싸우고, 때로는 목숨을 걸고, 때로는 목숨을 거둔다. 만화 속 세계라서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우리 세계였다면 사정이 다르다.
국제 협약은 열여덟 살이 안 된 아이가 싸움에 직접 나서지 않도록 나라들이 힘써야 한다고 정해 두었다. 열다섯 살이 안 된 아이를 병사로 쓰는 일은 국제형사재판소가 전쟁범죄로 다룬다. 나뭇잎 마을은 그 아이들을 영웅으로 키웠지만, 동시에 무기로도 썼다.
어른들의 싸움에
아이들이 먼저 불려 나갔다.
그리고 이타치. 일족을 벤 것은 형의 손이었지만, 그 명령은 마을의 윗사람들에게서 나왔다. 일족이 반란을 꾸미고 있었고, 마을은 전쟁을 막겠다며 한 아이에게 제 가족을 베라고 했다. 그 결정은 비밀에 부쳐졌다.
명령을 내린 사람과 칼을 든 사람 가운데 누구의 죄가 더 무거울까. 우리 세계의 법은 오래전에 답을 적어 두었다. 명령을 따랐다는 것만으로 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명령을 내린 쪽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사스케가 마을 전체를 향해 분노했을 때, 그 분노는 방향이 틀렸지만 까닭이 없지는 않았다.
인정받고 싶었던 두 아이
철학자 헤겔은 사람이 사람이 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때라고 보았다. 나 혼자서는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누군가 나를 한 사람으로 알아봐 줄 때 비로소 나는 내가 된다는 것이다.
두 아이는 모두 인정을 바랐다. 나루토는 온 마을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여우가 아니라 한 아이로. 사스케는 오직 한 사람, 형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형을 넘어서면 그제야 자기가 누구인지 알게 될 것 같았다.
한 아이는 모두에게 알아봐 주기를 바랐고,
한 아이는 단 한 사람에게 알아봐 주기를 바랐다.
나루토의 스승 지라이야는 평생 한 가지를 바랐다. 증오의 연쇄를 끊는 것. 누가 누구를 해치면, 해침을 당한 쪽이 되갚고, 그 되갚음이 또 되갚음을 낳는다. 우치하 일족의 비극도, 사스케의 복수도 그 사슬의 한 고리였다.
나루토는 그 사슬을 힘으로 끊지 않았다. 사스케를 이기는 것으로는 사슬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스케를 알아봐 주었다. 복수자도 반역자도 아닌, 친구로. 마지막 싸움이 끝나고 팔 하나씩을 잃은 채 누워 있을 때, 사스케는 처음으로 나루토를 알아봐 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한 세대의 사슬이 끊어졌다.
같은 반에서 자란 두 아이를 두고, 돋보기들은 붙잡은 쪽과 달아난 쪽을 번갈아 본다.
사슬을 끊은 것은 이긴 쪽의 힘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은 쪽의 시간이었다.
처음부터 혼자였던 아이가, 하룻밤에 혼자가 된 아이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처음부터 없었던 아이와 한꺼번에 잃은 아이. 해와 날 선 보석.
한 아이는 모두를 모았고, 한 아이는 모든 것을 흩었다. 그래도 둘의 한가운데에는 같은 사당이 서 있었다.
팔 하나씩을 잃고서야, 둘은 서로를 알아보았다.
네가 끝까지 놓지 못한 친구가 있나.
또는 네가 끝까지 밀어낸 친구는.
연락을 끊은 친구, 멀어진 짝꿍, 사소한 일로 등을 돌린 동아리 친구. 우리는 흔히 먼저 연락하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루토는 몇 해 동안 먼저 연락하는 쪽이었다. 그는 한 번도 그것을 진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구미를 품은 아이를 피한 마을 사람들이 잘못한 게 아니다. 그들은 바로 그 여우에게 부모와 자식과 이웃을 잃은 사람들이었다. 아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았을 때,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든 것은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그 두려움이 한 아이를 얼마나 오래 혼자 두었는지는, 한 번쯤 돌아볼 만하다.
그리고 사스케는 괴물이 아니다. 하룻밤에 모든 가족을 잃은 아이였고, 믿었던 형에게서 미움을 배운 아이였고, 그 미움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안 청년이었다. 그가 다치게 한 사람들을 잊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처음 계곡에서 친구의 목숨만은 거두지 않았다는 것도 기억할 수 있다.
네가 오래 밀어낸 사람 가운데, 사실은 끝내 끊지 못한 끈이 있지는 않을까.
이 화면에 대하여
같은 반에서 자란 두 사람을 다른 칸으로 세웠다. 사스케는 ISTP로 보는 해석도 많다.
사스케는 복수를 위해 여러 사람을 다치게 한 인물이라, 도감의 원칙대로 「괴물이 아니다」라는 문장을 함께 넣었다. 판정 금지 문장은 나루토를 피한 마을 사람들을 향한다.
명리의 《적천수》 병화 구절, 주역 택지췌와 풍수환의 괘사·효사는 원문에서 옮겼고, 병신합 풀이를 비롯한 풀이는 이 도감이 정리했다.
만화의 대사는 그대로 옮기지 않고 뜻만 옮겼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본편이 끝나는 데까지만 다루었다.
같은 칸, 같은 천간, 같은 카드와 괘를 받은 사람들은 도감 지도에 모아 두었다.